본문 바로가기
경제

권위에 대한 위험한 복종(feat. 프레임)

by I.distributor 2022. 11. 9.

예전에 읽었던 책 중에서 인상깊었던 책을 다시 꺼내어 읽어보고 있는데, 주로 사람의 심리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책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 프레임이라는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을 책을 내용을 빌려서 정리해봅니다. 

사람 프레임 vs 상황 프레임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 많은 사람들 중에는 좋은 사람도 있고,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는 요즘 별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 사람들이 원래 별로인 사람일까요? 주변 상황이 바뀌어서 그런 사람이 늘어난 걸까요?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나눌 수 있는 객관적인 기준이 있을까? 생각해보면, 특정 대상의 어떤 행동을 보면서 좋은 행동과 나쁜 행동이 있을 수 있으니까 행동으로 평가하면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을 구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평가하는 입장에서 좋은 행동의 빈도나 강도가 높으면 좋은 사람으로 평가하고, 반대의 경우는 나쁜 사람으로 평가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럼 그 사람은 적어도 나의 주관적인 판단으로는 좋은 사람 혹은 나쁜 사람이 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평가의 근거가 되는 (좋거나 나쁜) 행동의 원인은 그 사람의 특성때문일까? 상황 때문일까?' 물론 '둘 다' 이겠지요?^^ 그럼 질문을 바꿔서 사람의 특성과 상황 중에서 어떤 것이 행동에 더 영향이 크게 미칠까요?

 

행동의 원인은 밖에 있다

  사람들의 행동을 이해하기 어려운 '키티 제노비스 사건'을 통해서 사람들의 행동의 원인을 이해해보고자 합니다. 이 사건은 1964년 3월 13일, 뉴욕에 거주한 캐서린 수잔 키티 제노비스(28세)가 집 근처에서 강도와 강간을 당한후 살해되었는데, 35분간 이어진 범행 과정에서 이를 목격한 사람이 다수였지만 아무도 그녀를 돕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아서 더욱 충격적으로 알려진 사건입니다. 후에 알려진 내용과 사건의 진실이 다르다는 이야기가 나왔지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일화입니다. 

 

  심리학 분야에서는 이를 '방관자 효과'라고 부르며 위급상황에서 목격자의 수가 늘어날 수록 그 상황에 개입하여 도움을 줄 행동의 가능성이 줄여든다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키티 제노비스 사건은 알려진 것과 실제 상황이 다르다는 논란이 있지만, '방관자 효과'와 유사한 관점에서 다양한 실험과 연구들이 수행되었습니다.  그 한 예로 미국 콜럼비아 대학에서 실험실 구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설정을 하고 참가자들의 대응과 방응을 살펴보는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의 수가 많아질 수록 실험자에게 위험을 알리는 행동이 감소했다는 것을 밝혔습니다. 

 

  다수의 사람들과 함께 있으면 위험 인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으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오히려 의도적으로 안전 행동을 더 해야한다고 합니다. 

 

권위에 대한 복종

  스텐리 밀그램(Stanley Milgram)의 복종 연구는 사람들에게 매우 잘 알려져 있는 심리학 분야 연구 중에 하나입니다. 실험에 대해서 간단하게 이야기 하면, 짜여진 실험에 참가하게 될 참가자는 교사 역할로 학생이 오답을 선택할 때마다 전기 충격을 가하는 역할을 맡겼습니다. 전기충격은 15V에서 시작해서 틀릴 때마다 15V씩 증가되어 최종 450V에 이르도록 설정되어 있었고, 학생 역할이 계속 문제를 틀리면서 전기충격의 강도가 쎄어질 때, 실험참가자의 태도를 보는 실험입니다. 

 

E(실험자), T(교사), L(학생) / (출처: 위키백과, 저작자 Fred the Oyster)

  잘 알려진 실험이라고 하니 단락의 제목과 실험의 구조에 대해서 이야기만 들어도 결과가 예측이 되시죠? 네 실험 참가자는 사람에게 엄청난 전기충격을 가하는 비윤리적 행동을 하면서도 책임자의 말에 의지하여 따르게 됩니다. 내적갈등이 있지만, 결국 실험 책임자의 지시에 따라 옳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는 일을 계속 수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의 엘리트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말도 안되는 의사결정을 당연히 하는 일들을 종종 목격하게 되는데요. 그 사람들의 특별한 욕심 때문에 그런 의사결정을 한 것은 아닐까 생각할 때도 있지만, 이 실험을 통해서 그 사람은 권위자의 지시에 따라 자신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한편 예외 상황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연구 책임자 외에 연구를 주관하는 다른 권위자가 전기자극을 멈추라고 이야기하는 경우에는 실험 참가자가 고전압의 전기 자극을 주는 행위를 멈추는 빈도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이 실험을 통해서 책임있는 사람이 권위적으로 지시하는 경우에 그 지시대로 따르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의식을 갖고 권위에 의한 지시에 무조건적으로 따르기보다는 가치판단의 절차를 한번쯤 거쳐야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하게됩니다. 그리고 특히 위계가 명확하게 형성되어 있는 조직에서 권위자나 책임자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이 얼마나 위험한지 생각하게되며, 이후에 의 위험성을 경계하고 다양한 가치에 대해서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들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오늘도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기 전에 내게 맡겨진 역할을 수행하면서 무비판적으로 비인간적인 일들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댓글